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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罫의 일상 생각나는대로
목탁잡기(木鐸雜記)

진돗개와 스피노자

2016.10.27 21:37

無罫 조회 수:579

1.

진돗개가 명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섬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사냥감이 벗어날 수 없다는 믿음이 강한 의지을 갖게 하고,

끝까지 쫓는 근성으로 말미암아 인정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지한 불자라면 

스스로를 삼학도(三學島)라는 섬에  태어난 개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계정혜라는 사냥감은 결코 이 섬을, 내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지를 가진 개 말입니다.



2.

스피노자는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삶을 초월하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질서적인 조화를 강조하는 스피노자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기(緣起)를 아는 불교 수행자라면 최소한 이 정도 이해와 의지와 행동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닐까요?



3.

이번 생애에 수행, 성불(成佛)을 포기하고 다음 생애로 기약하는 삼학도의 개만도 못한 스님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 스님들  하나 같이 원(願)은   참으로  대단하게 세웁니다.

"다음 생애에는 부모님 일찍 여의고, 동진 출가하여 기필코 성불하겠음!!!"

이분들이 만약 과거을 기억할 수 있다면  아마 저런 궁상 떨며 죽고나기가 무량억겁이었을 것이 분명할 겁니다.


심지어 어떤 스님은 이번 생애엔 같이 수행포기하고 즐기자(?)며  다른 스님한테까지 바람을 넣습니다.  

남들도 망치고, 자신도 망친다하여  초발심자경문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사사(邪師)가 예사롭지 않게 많은 한국불교입니다.


무엇이 많은 스님들로 하여금 수행을 포기하고,

영가(靈駕) 장사나 하고, 소원성취꼬리표 팔아, 연명 또는 축재하려는 사이비 승려로 만들고 있을까요?



돈이라면 머리깍고 승복 걸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천박한 자본주의 정서에 익숙한 자가  첫째겠고,


덧셈.뺄셈만 알면 다 이해할 수 있고, 따를 수 있고, 성취할 수 있을 정도로  쉽디 쉬운 부처님 가르침을

쓰잘데 없이 무슨 미적분에 기하학과 같이   복잡한 수사를 동원하며,  신비롭고

현란하고 요란법석하게 베베 꼬아 어렵게 만들되,  '깨치면 부처다' 라는 로또급 허황된 꿈을 심어주어 

후학들이 수행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견성을 방해하거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시킨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몇몇  승려들이 둘째겠지요.


선근을 쌓아 부처님 가르침에 가까이 다가간 수행자를 어지럽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들거나,  허황된 꿈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 내린 들판을 제대로 갈 지(之)자(字)로 걸어 버린,..  이름만 요란한 승려들의 잘못이 매우 크다 할 수 있겠습니다.



삼학도의  개   智虛





서산대사의 오도송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눈 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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